조금은 예외적인 스케줄 덕에 초모리리 못지 않게 아름다운 풍경들을 누릴 수 있었다. 꼭 이름있는 곳이 아니더라도 보고 느끼고 마음 충만하면 그걸로 족한 것이 아니겠는가. 초모리리에서 돌아나와 같은 길을 되짚어 오다 초카르 쪽으로 향한다. 초모리리 가던 길이랑 경치가 또 다르다. 꽤 너르게 평지가 펼쳐 지고 그 가운데로 길이 끝없이 이어지는데, 길 상태야 크게 다르지 않아도 평지다 보니 긴장도 없고 느긋해진다. 소금기로 희끗희끗한 시내를 따라 한참을 가다보니 초록이 점점 넓어지면서 멀리 호수가 보인다. 멀리서 보니 물가에 소금이 석회석처럼 하얗게 쌓여 있고 그 주변으로는 풍요로운 목초지다. 오랜 만에 보는 보는 풍성한 초록이 감격스러워 내려가 보니 가축들이 얼마를 머물다갔는지 염소똥 소똥이 지천이지만 그딴 건 아랑곳 없다. 들꽃도 참 이쁘게 피었다. 멀리 설산을 배경으로 사진 한 방 박아보니 고산기후에 찌들어 유목하는 티벳인 모습이 다 되어가는 나도 그럴싸 하게 그림이 되는 것 같다.
전날에 택시들의 랑데뷰 장소로 정한 대플링이 어딘가 했더니 ㅎㅎ 아무것도 없고 허허벌판에 막사 같은 가건물 하나 있더이다. 러니 거기서 기다리는 마날리행 택시를 보았을 때 어찌 감격하지 않을 수 있으리. 모든 것이 너무도 술술 풀리고 있었다.
란 한조각에 살구쨈, 그리고 주스 한잔으로 때우는 늦은 점심. 기사 아저씨는 극구 합석을 사양하신다.
왼쪽은 레 택시 아저씨, 가운데는 마날리 택시를 안내해온 아저씨(?), 오른쪽은 마날리 택시 아저씨. 모두 참 좋은 사람들 같았습니다. 아마 우리보다 더.
벌판 한 가운데에서 랑데뷰한 두대의 택시. 어찌나 기쁘던지 기념 촬영도. 그리고 들판이라 엄폐물이 없어서 자동차 뒤에서 생리현상 해결을.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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