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고을에서 음악회가 있었어요.
예술회관 같은데서 프로들이 하는 그런 음악회 말구요, 음악을 사랑하고,
조금 더 능동적으로 즐기고 싶어하는 분들이 꾸린 아주 작은 음악회였어요.
기능의 차이도 천차만별이어서 어느 분은 노련하니 나름 진지한 감상을 이끌기도 하고
어느 분은 학예회 수준으로 조금 어처구니 없는 대신 흥겨움을 선사했지요.
식당의 뜰안에서 조촐히 이루어져 관객은 많지 않았지만, 작은 지역사회라 그런지 모두 내내 정겨운 분위기였습니다.
작년과 올해 5. 18때도 이분들을 주축으로 작은 음악회가 있었는데요,
이제 정기적으로 공연을 가질만큼 틀을 갖추었나봐요.
백제의 숨결이 살아 숨쉬는 문화도시 부여지만, 공연 문화는 빈약하기 이루 말할 수가 없는데,
이런 자생적인 작은 모임들이 더욱 진화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연일 비가 내리더니 오늘 저녁은 말끔이 개어 달도 예뻤구요, 수고 많으셨습니다. 짝짝짝.
밥 먹느라고 첫번째 연주자인 강흥순 님의 노래는 놓치고(죄송해요. 부여 가수시드만...), 2번 연주자, 희귀한 북미 인디언 피리를 연주해 주셨습니다.
자유롭게 편히 둘러 앉아서 보면 되었어요. 식당에서 먹을 거 날라다 먹어도 좋구요.
부여 구뜨래 가수 시라네요. 부여 대표 가수라는 뜻이겠죠?
클래식 기타 연주도 있었구요,
어린이들 독서지도 하시는 선생님의 해맑은 열창도 있었구요
나무를 사랑한다는 이 꼬마예요. 낭송에다 오카리나 연주까지 했더랍니다.
부여에 쌕스폰 교습소가 있는지 전혀 몰랐는데, 있다네요. 어르신이 지도하신대요.
이 꼬마 연주 때마다 귀막다가는 절 보곤 새초롬이...
오카리나 동호인들의 연주
이 모임을 주도하셨다는 분
이 고을 분이 아닌 걸로 아는데, 교류가 잦으세요. 윤세계 씨라고 명상가수신데, 음색이 청아하기가 지존이랍니다. 음반 내셨다니, 관심을...
부여에 뿌리내린지 어언 이십여년, 부여의 유지가 다 되신 분입니다. 군수 나와도 되겠다고 놀리곤 하지요. 마당발에 지역의 각종 운동(교육운동, 문화운동, 농민운동, 골프 등)에 참여 내지는 지원에 정말 열심이랍니다.
마지막으로 우직하게 부여에 터를 잡은 우리. 애들 교육이다 뭐다 해서 떠나는 동료들도 많았지만 우린 무심한 건지, 순진한 건지, 그냥 살았습니다. 이제껏 살았으니 이곳에 뼈를 묻겠지요.
사업을 크게 하시면서도 참 겸손하시고 순수하시며 친절하신 하늘채 사장님께도 감사.
하늘채 뜰의 바늘꽃, 전성기를 다하니, 더욱 가을 분위기가 나요. 내년에 꼭 심어 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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