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은 펵도 개인주의적이다.
각자의 생에 관심은 갖되 결정에 개입하지 않는 것이 우리 가족의 룰이다.
아이들 문제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고 부부간의 문제에 있어서도 그렇다.
가족이기 이전에 각자의 단독성을 가지고 제 삶의 주인으로서 주체적으로 삶을 결정하고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도 아이들을 키우는 동안 아이들이 판단이 웬만큼 서기 시작하면서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하는 말에 굉장히 신중하려 노력했다.
성인이 된 지금은 더 말할 것 없고.
가족마다 다 다를 것이므로 어떤 식이 옳다 그르다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우리집처럼 덤덤하니 가끔 가족이 뭐 저래 하는 소리를 듣는 가족도 있을 것이고 서로 애틋해 물고 깨무는 가족도 있을 것이다.
다 자기들 나름으로 최선을 찾아가는 것일 테고 어쨌거나 우리 가족은 지금 식으로 길이 들어 그럭저럭 무리없이 살아왔고
앞으로도 큰 변화가 있을 것 같지는 않다.
뼛속까지 개인주의자들인 가족의 특징은 큰 소리가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당연한 일이고 나는 이것이 참 좋다.
가족이라고 지지고 볶는 것이 나는 정말 싫다. 가족이라도 불화는 불화일 뿐이라는 것이 내 지론이고
나는 그 상태가 불편하며 냉정하게라도 피할 수 있으면 피하는 쪽을 택한다.
칼로 물베기 운운도 폭력의 당연시라 여기며 또한 무책임한 얘기라고 생각한다. 감동적인 화해의 판타지가 얼마나 되랴 싶다.
드물게 있을 수도 있겠지만 대개는 삶에 오래 남을 깊거나 얕은 상채기를 만든다고 생각한다.
가족이라 하더라도 인간 대 인간으로서 서로 존중하고 매너를 지키도록 노력하고 배려하는 것이 가족의 평화를 지키는
간결하고도 확실한 방법이라 믿다.
그리고 우리가족에게도 지금까지 잘 먹혀왔으니 앞으로라고 그러지 않을리 없다고 믿어본다. 그리되도록 노력하고자 한다.
가족이라 해도, 또 자식이라 해도 종교나 사상을 강요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내 원칙이지만, 그러나 이번 만큼은 정의로운 시민으로서
하나가 되도록 구속력을 발휘하고 싶다.
민주노총 2016 민중총궐기. 인산인해.
투쟁가요 한 곡.
나는 낮부터, 딸들은 저녁 광화문 촛불 집회를 위해. 딸들과 상봉. 흐뭇합니다.
시청에서 광화문으로 건너가기가 쉽지 않아 정동길로 해서 이동. 참 행복한 밤이었습니다.
두 자매가 무관심하다 할 정도로 서로에 대해 일체 상관하지 않고 살지만, 이렇게 서로의 주머니에 손을 넣고 다니는 의외의 정경도 보여줍니다.
연년생 둘을 키우는 동안 다투는 걸 거의 보질 못했습니다. 서로의 차이를 존중하는 태도에 있어서 만큼은 이 아이들만한 사람을 못보았습니다.
참 아름답던 밤. 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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