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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대전공연 관람(16.9.9)

heath1202 2016. 9. 10. 22:46

6개월 전, 3월에 예매했던 공연을 마침내 관람했다.

예매할 때는 가을 좋은 날이겠구나 생각을 했었는데, 지독히도 무덥던 여름이 아직도 미련이 길다.

클래식을 학구적으로 파고들며 감상하는 편이 아니라 멜로디나 대강 귀에 익히는 정도지만

갈수록 부쩍 클래식에 관심이 깊어져가 앞으로는 좀더 적극적으로 감상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고

이번 공연 관람도 그 관심의 일환이었다.


이번 공연의 레파토리는  1. 멘델스존의 ,,핑갈의 동굴-헤브리데스 b단조, 작품번호 26>>, 2. 차이코프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 작품번호 35>>,

3. 브라암스의 <<교향곡 제4번 e단조, 작품번호 98>>이었다.

첫 곡과 두 번째 곡은 익히 들어온 곡이지만 세 번째 브라암스의 교향곡은 좀 낯설어서 졸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첫곡은 가볍게 잘 지나갔고 문제는 두 번째 곡이었다.

자리 탓인지(오륙십 명이 될 오케스트라를 내려다보려고 일부러 2층 자리를 예약했었다) 내 귀가 나이 먹어 이상해졌는지 내내 불안하고 거슬렸다.

동영상으로 들어온 연주와 참 많이 달랐다. 바이올린의 연주가 문제였다. 마디의 연결과 박자가 심히 어긋나고 불안정하게 들렸는데, 정말 내 귀 탓일까.

내 생각이 맞다면 오케스트라도 고생 좀 했겠다.

졸까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3번째 곡이 가장 몰입이 잘되고 편안했다. 너무 느리게 해석되지 않은 것이 좋았다.

앞의 두 곡에 비해 관악기가 보강되어 비로소 공연장이 웅장하게 음악으로 찼다.


음악을 감상할 방법은 진진하지만 가끔씩의 공연관람은 내 삶이 충만한 기분이 들게 한다.

조금 호사를 부려 가끔씩 이런 기회를 가져보는 것, 참 괜찮은 삶에의 투자라 여겨진다.


앵콜도 두곡까지 끝나고 나니 두 시간이 훌쩍 지나가 열시가 다 되어갔다.

공연 중에 소나기가 왔는지 바닥이 젖어 있고 수증기 눅눅한 대기로 등이 흐리다.

공연관람을 마치고 나오는 사람들의 표정이 행복해 보인다.





부탁도 안했는데 예쁜 아이들을 동반한 젊은 여성이 배너 앞에 서있는 나에게 사진을 찍어주겠다고 했다.

여성들의 이 공감 능력이란...^^ 풀샷, 바스트 샷 종류별로 찍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