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주 째 놓치고 있던 영화 "환상의 빛"을 마침내 관람했다.
잔인하게도 하루 한두 번, 상영시간도 아침 아니면 한밤이기 일쑤인데 오늘은 너그럽게도 오후 다섯시 이십분, 대전 씨지뷔 아트하우스 관이다.
종일 비가 오락가락해서 야외를 나가볼 생각은 할 필요도 없고 느릿느릿 나와 점심 먹고 더 느릿느릿 대전에 와 어슬렁거리다 영화관에 들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는 두 편 "아무도 모른다"와 "바닷마을 다이어리"를 보았는데 특히 "아무도 모른다"가 아주 감명 깊었어서
그 뒤의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를 보려고 했는데 끝내 영화관에서 보지 못하고 파일만 간직하고 있다.
"환상의 빛"은 아름다운 화면에 대한 언급이 아주 많아서 참 궁금했는데, 정말 그랬다. 장면 하나하나가 스틸사진을 천천히 돌려주는 느낌이다.
일상의 장면들임에도 일상처럼 수월하게 넘어가는 장면이 없다. 스토리 뿐 아니라 그림 자체에 집중하다보니 나중에는 내가 장면속에 들어가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 영화에 대한 평은 제각각 이지만 이 영화 같은 경우는 장면에 홀리는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지 않은가 한다.
스토리가 말과 행동이 아니라 아주 조용한 그림으로 표현이 되며 조금 인내하며 그림을 보다보면 어느 순간 울컥 해지는 시점이 온다.
음악도 굉장히 아름답다.
품고만 있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를 얼른 봐야겠다. 앞으로 쭈욱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팬일 듯.
< 자료: 다음 영화 >
국내 첫 개봉으로 신드롬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고레에다히로카즈 감독의 데뷔작 <환상의 빛>이 이동진 영화평론가가 극찬한 ‘장면장면을 잘라서 벽에 걸어두고 싶은’ 미공개 스틸을 공개했다.
이동진 영화평론가는 이에 대해“고레에다히로카즈는 정말 ‘고레에다히로카즈’스럽게 시작했구나 느낄 수 있다.아주 인상적이고 서정적이고 많은 것을 촉발시킨다.관객들에게 던지는 질문의 힘이 상당하다.”고 평했는데,특히 “아름답고 쓸쓸한 이 영화의 장면장면을 잘라서 벽에 걸어두고 싶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 줄거리]
그 기억이... 날 견딜 수 없게 해
영화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데뷔작!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첫 장편 연출작 <환상의 빛>
학창 시절 행방불명 된 할머니의 기억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유미코’는 동네에서 함께 자란 ‘이쿠오’와의 결혼 후 갓 태어난 아기를 돌보며 소소한 행복 속에 살고 있다. 하지만 여느 때와 다름없었던 어느 날, ‘이쿠오’의 자살은 평화롭던 ‘유미코’의 일상을 산산조각 낸다. 세월이 흘러 무뎌진 상처를 안고 재혼하게 된 그녀는 문득문득 일상을 파고드는 ‘이쿠오’의 기억으로 괴로워하는데…
[ About Movie ]
숫자로 읽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그리고 <환상의 빛>
1 ‘고레에다 히로카즈 클래식’의 첫 출발점
<환상의 빛>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첫 장편영화이다. 이후 <원더풀 라이프>(1998), <아무도 모른다>(2004) 등을 거쳐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2013), <바닷마을 다이어리>(2015)까지 ‘고레에다 히로카즈 표’ 영화 세계는 마음을 울리는 섬세하고 따뜻한 이야기로 작품성과 흥행성을 동시에 인정받았다.
2 소설과 실존 인물, <환상의 빛>이 탄생하기까지
<환상의 빛>은 익히 알려진 대로 일본 순 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 미야모토 테루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아내가 죽은 남편에게 보내는 편지를 담은 서간 문학으로 마음에 깊은 울림을 전해주는 소설이다. 하지만 이외에도 또 하나의 모티브가 존재한다. 다큐멘터리 연출가였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보건복지부 고위관리의 자살을 파헤친 <그러나… 복지를 버리는 시대로>(1991)를 찍으며, 홀로 남겨진 미망인으로부터 <환상의 빛>의 영감을 얻고 죽음과 상실의 테마에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다.
4 죽음 가까이의 삶
<환상의 빛>은 갑작스럽게 생을 떠난 남편 ‘이쿠오’의 그림자를 지고 살아가는 ‘유미코’의 이야기를 그린다. 갓난아기와 함께 남겨진 ‘유미코’는 몇 번의 사계절을 흘려 보내고 재혼도 하지만, 불현듯 일상을 파고드는 ‘이쿠오’의 기억을 떨칠 수가 없다. 이처럼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에는 늘 죽음의 그림자가 존재한다. 감독은 말한다. "죽음이라는 것은 살아있다는 것을 생각하기 위한 도구가 아닐까" 그는 죽음 그 자체보다, 상실의 아픔을 안고 그럼에도 살아가는 남겨진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7 7년의 시간도 메울 수 없는 ‘상실’의 아픔
어린 시절, 치매에 걸린 할머니가 행방불명 됐다. 성인이 된 이후에도 할머니에 대한 기억은 종종 ’유미코’의 일상을 파고들고, ‘유미코’는 어린 시절부터 함께 자라온 친구 ‘이쿠오’와의 결혼 후 조금씩 안정감을 찾아간다. 하지만 느닷없이 찾아온 두 번째 이별. ‘이쿠오’가 세상을 떠난 그날 밤, ‘유미코’는 다시금 상실의 아픔 속에 내던져진다. ‘이쿠오’의 죽음에도 계절은 흐르고, 7년의 시간이 흘러 ‘유미코’는 다시금 행복한 일상을 찾는다. 하지만 여전히 ‘이쿠오’의 기억은 불현듯 찾아오고, 상처는 아물지 않은 채이다. 우리는 누구나 ‘유미코’와 같이 무수한 상실을 경험한다. 가족, 연인, 친구, 혹은 교문 앞에서 만난 노란 병아리까지. 상실의 시간은 평범한 일상 속으로 물드는 듯 보이지만 기억은 불현듯 찾아오고 슬픔과 그리움의 감정들은 다시금 생생하게 살아난다. 이렇듯 ‘유미코’의 이야기는 모두가 경험한, 바로 우리의 이야기이다.
10 전율의 클라이맥스 10분에 주목하라
관객들이 만장일치로 꼽는 최고의 명장면은 클라이맥스 10분이다. 롱샷, 롱테이크 기법으로 인물의 감정에 깊이 개입하지 않은 채, 담담하고 관조적인 시선으로 일관하던 영화가 엔딩에 이르러 참아왔던 감정을 쏟아낸다. 아무에게도 속내를 말하지 못한 채 혼자 아픔을 삭여왔던 ‘유미코’의 감정이 폭발하는 순간, 영화는 억눌러왔던 눈물을 터뜨리며 관객들의 가슴에 진한 파동을 불러일으킨다.
11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시작과 현재
7월 7일 개봉을 앞둔 데뷔작 <환상의 빛>, 뒤이어 28일 찾아오는 11번째 신작 <태풍이 지나가고>. 이로써 올 여름 관객들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시작과 현재를 동시에 만나볼 수 있게 되었다. 특히, <환상의 빛>은 지금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을 있게 한 작품이기에 관객들에게 다시 처음으로 되돌아가는 뜻 깊은 시간을 선물할 것이다.
20 20년의 시간을 넘어 극장 최초개봉
<환상의 빛>은 그간 몇 차례의 특별전으로만 국내 상영되었고,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팬들은 번번이 이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해왔다. 때문에 2016년 7월 7일 <환상의 빛> 정식 개봉 소식은 연일 뜨거운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개봉을 기념하기 위해 특별 상영된 CGV아트하우스 ‘스크린문학전2016’, 제 4회 무주산골영화제에서는 전회 매진을 기록, 관객들의 뜨거운 관심을 입증했다.
33 33세 청년, 그렇게 거장이 된다
지금은 명실상부 일본의 거장이 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출발점부터 날랐다. 본래 소설가 지망생이었던 감독은 이미지의 매력에 사로잡혀 다큐멘터리 제작소로 들어가게 되고, 다수의 작품을 통해 가지각색의 사연을 지닌 인터뷰이를 만나며 그들의 삶을 담은 극 영화를 꿈꾸게 된다. 33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 그가 내놓은 첫 장편영화가 바로 <환상의 빛>이다.
1995 영화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데뷔작
<환상의 빛>은 1995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촬영상(황금오셀리오니상)을 비롯해, 가톨릭협회상, 이탈리아 영화산업협회상을 수상하며 3관왕의 쾌거를 거머쥐었다. 또한 아시아 신인감독의 등용문인 1995 벤쿠버 국제영화제 용호상을 수상해 세계 영화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외에도 로테르담,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국제영화제 등 유수의 영화제에 잇따라 초청돼 ‘영화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데뷔작’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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