춥고 짧은 샹그릴라 여행을 마치고 리장의 수허고성 안에 있는 和天下라는 객잔에 들었다.
추위에 떨다 와서 그런지 ㅁ자 형으로 배치된 건물 중앙의 뜰이 아늑하다.
뜰 안에 매화 두 그루가 어여삐 꽃을 피웠다.
꽃을 보는 마음이 더 바랄 것 없이 행복하고 애틋해진다.
객잔은 1층을 부탁한데다 전기장판 외에 난방장치가 있어 제법 공기가 훈훈했지만,
한 가지 기가 찬 것은 화장실에 문이 없이 커튼으로만 구분이 되었다는 것.
침대며 샤워부스며 세면대며 제법 현대식으로 잘 구비해 놓았는데, 문, 화장실에 그놈의 문이 없다.
그래서 누가 일을 볼라치면 하는 수 없이 마당에 나가 순한 아기 같은 송아지만한
셰퍼드 세 마리랑 놀아야 한다는 것.
직원은 아주 친절해서 떠나올 때엔 짐을 십여분 넘는 택시 타는 곳까지 날라 주었다.
사례를 하려고 하였으나 극구 사양하여 더 권하다가는 모욕감을 느끼게 할까봐 그만 두었다.
두루 마음에 들어 이틀을 묵었다.
수허고성은 리장고성에서 차로 10분정도 거리에 있는 명청시대 성이다.
리장 고성보다 규모가 훨씬 작고 상대적으로 상업화가 덜 되어 조금 더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조금 이른 아침 나서 변두리까지 거닐어 보았는데 예쁜 곳이 참 많다.
흐르는 물 위로 푸른 버드나무 싱그러운 시절에 오면 더 좋을 것이다.
수허고성에서 자전거를 렌트해 백사촌이라는 곳엘 다녀왔다.
식사포함 왕복 두 시간 쯤 걸렸다. 리장에 처음 올 때,또 샹그릴라에서와는 달리 날씨가 봄날 같았고
옥룡설산을 저만치 보며 달리는 기분이 아주 상쾌햇다.
이곳은 규모도 크지 않고 상업적인 개발이 별로 되지 않아 조금 허름한 풍경이었다.
특별히 인상적인 것은 없었고 골동품들을 많이 팔고 있었다. 가짜도 많으리라.
며칠 함께 했던 일행들은 다 떠나고 이제 우리 둘 뿐이다.
맘에 안들어도 잘 참아내며 여행을 마쳐야 할 텐데.
먹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여럿이 먹을 때는 골고루 음식을 시킬 수가 있었는데 둘 뿐이니 그럴 수 없다.
단품 요리도 태반은 고기 요리라 마땅치 않고. 하여 아직은 이곳에서는 어설픈 카페에 들러
가격대비 참 부족한 음식을 먹어야 했다. 흔치 않은 커피는 어찌 그리도 일률적인지.
사정없이 볶아 은은하거나 신맛이라고는 없는 쓴 커피다. 윈난이 세계적인 커피 산지로 부상하고 있다는데
커피 만드는 기술은 아직 멀었다.
이쁜 옷 좀 가져갈 걸. 짐 된다고 고성에 어울릴 옷을 하나도 가져가지 않았더니 이쁜 풍경 속에서도 추레한 트레킹 복장뿐이다. 속상해라.
ㅁ
수허고성에서 자전커를 타고 다녀온 백사촌
나시족의 문자인 동파문자 중 재미있는 몇 자
뱃속이 비었으니 배고플 기
섹스
임신
눈알이 튀어나오도록 공부한다, 학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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