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애기가 떠났다.
2011년 유월 말에 우리집에 왔으니 정확히 3년을 나와 함께 했다.
일주일 남짓 아무것도 먹지 않고 그림처럼 앉아 있더니 오늘 마지막 몇 분 고통스러워 하다가 숨을 놓았다.
애기에게서 서서히 옅어지는 삶의 생기를 지켜보며 죽음에 대해 많이 생각했다.
사람과 달리 참 순하게도 간다.
나 쉬는 날을 골라 떠나 참 다행이다. 남편이 영물이라고 한다.
임종까지 한나절 내내 이별의 시간을 가졌고 먼길 가는 애기를 품어줄 수 있었다.
보내고 나니 손끝에 애기의 매끄러운 털의 촉감이 생생히 살아온다. 나도 모르게 자꾸만 애기 있던 집으로 시선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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