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코르에서 LCCT(쿠알라룸푸르 저가항공터미널. 들락날락 무려 네번-인천-LCCT, LCCT-Kota Kinabalu 왕복, LCCT-Siem Reap 왕복, LCCT-Penag왕복, LCCT-인천-이나 이곳을 이용하다보니 서울의 버스터미널보다 익숙해졌다)에 도착하자마자 페낭 행 비행기를 탔다. 비행 시간은 한 시간이 채 안되지만 수속하고 기다리다보니 진이 다 빠졌다. 공항 앞에 택시가 즐비한데 목적지에 따라 가격이 정해져 있어 흥정하느라 진을 빼는 수고를 덜 수 있었다.
페낭섬 중심을 관통하며 페낭에서 받은 첫인상은 오히려 쿠알라룸푸르보다도 풍요로와 보인다는 거였다.
현대화되어 보였고 주택들도 꽤 값나가게 보였다.
호텔이 멀어 택시비를 조지타운까지의 거의 곱절을 물은데다 교통체증도 너무 심해서 몸도 마음도 많이 피곤해졌다.(호텔에 도착했더니 트리플룸이 가방 놓을 자리도 없게 비좁아 하루에 4,5만원 정도 요금을 더 내기로 하고 스위트룸으로 옮겼는데, 너무 낡고 음산해서 맘놓고 몸을 부리기도 싫었다.
(미안했던지 체크아웃 때 10만원 가까운 추가요금 받지 않아 용서하고 아고다에도 불만사항 올리지 않기로 함ㅋㅋ)
어찌 되었던 짐을 풀고 나니 한갖진 기분이 되어 저녁에 슬슬 걸어나가 중국 음식을 거하게 먹었다.
다음 날은 아침 일찍 버스를 잡아타고 페낭 관광에 나섰다. 말레이시아는 대중 교통이 잘 발달되어 있다고 생각된다.
페낭의 시내 버스도 잘 정비되어 있는데, 다만 꽤 붐비고 도로도 막혀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다.
나비농장이나 식물원 같은데는 큰 관심이 없어서 극락사, 페낭힐, 조지타운, 그리고 바투페랑기비치 정도만 일정으로 잡았다.
무엇보다도 날씨가 더워서 곤욕이었는데, 극락사에서 일단 진을 반은 빼고 페낭힐로 향했다. 웃기는 건 케일블기차 값이 말레이시아 인이 8링깃(3000원 정도)인데 외국인은 무려 30링깃이다. 이중가격을 인정한다 해도 차이가 너무 난다. 기차로 가파른 언덕을 오르며 내려다보는 경치가 꽤 아찔하다.
언덕을 오르니 페낭이 내려다보이는데 연무가 끼고 거리도 아스라해서 별로 멋진 경치가 나오지 않는다.
우리나라 팥빙수 같은 음식(아이스 까창)을 시켜 먹으며 시간을 보내다가 내려와 페낭 힐 입구에서 한참 기다려 204번 버스를 타고 조지 타운 언저리에서 내려 하염없이 걷기 시작했다. 멜라카처럼 유적지가 몰려 있으면 좋으련만 이곳은 그렇지가 않다. 어디가 유적지고 어디가 아닌지도 잘 모르겠다.
어찌 되었던 딸아이의 의견을 존중해 러브체인 언저리를 거닐다가 메뉴가 독특하고 맛있는 (옆에 딸린 빵집의 빵도 기가 막히게 맛있다) 카페에 들어가 더위를 좀 식히다 또 걷고 하였다. 여행자의 기본을 했다고 여겨질 때 쯤 꼼따(페낭의 중심지로 모든 버스가 노선별로 집결되어 있음)에 가서 바투페링기 비치로 가는 버스를 탔다. 만원인데다가 교통체증이 심해 에어컨 시설이 잘 되어 있음에도 덥고 답답했다.
에고, 압권은 바투페랑기 비치였다. 코타에서 맑고 잔잔한 바다를 실컷 본 터라 같은 바다려니 했는데 왠걸, 파도는 거칠고 바닥이 뒤집어져 바닷물빛이 흙빛이다. 경사도 급하고 깊이도 꽤 깊어 보인다. 둘러보니 수영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이곳은 백사장에 누워 쉬는 해변이 아니었다.
대신 온갖 해양스포츠 종목들이 안내되고 있다. 여벌의 옷이 있었다면 해 볼 만도 했지만 그렇지 못해 시무룩하니 모래 사장을 좀 서성이다가 대신 맛있는 음식으로 실망감을 달래기로 했다. 바닷가재 같은 건 이곳도 엄청 비싸서 대신 새우와 꼼냥꿍 정도로 호사스런 기분을 냈다.
그리고 즐비한 맛사지샵에서 젤 유쾌하게 호객하는 집으로 들어가 발맛사지로 피곤한 하루를 마무리했다. 처음과 달리 기분이 아주 좋았다.
끝이 좋으니 다 좋다.
페낭지도
(출처: 카페 "신혼여행싸게가기")
호텔에서 내려다 본 풍경. 아고다에서 찾아 예약했던 호텔인데 허우대만 멀쩡했다. 게다가 공항하고는 대척점 가까운 곳에 있어서 시간 버리고 택시비 버리고...
페낭 힐 입구에서
아이스 까창. 의심많은 나는 안 먹고 남편과 딸은 아주 맛있게. 그 뒤로 몇 번 더.
세계 문화 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는 조지타운에 있는 어느 옛 중국인 부호의 저택
조지타운 거리를 정처없이 기웃거리며 헤매는 중
지쳐 빠져서...
리틀 인디아 거리
무슬림 사원도 지나고
페낭섬 맨 끝에 있는 해변(이름을 잊음)에서 만난 고양이 새끼들. 우리에게 서로 아는 체 하겠다고 몸싸움을 하며 야옹거리는 게 인상적이고 영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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