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면 먼 곳은 아니어도 늘 부여를 떠나다가, 모처럼 집에서 빈둥거리며 시간을 죽여보고자 했다.
인고라는 말이 생각날 정도로 길고 지루한 하루였다.
오후가 되면서 서서히 한계에 이르러 짜증이 비어져 나오려는 찰나, 잽싸게 집을 나섰다.
'남들은 타지에서 나들이 오는 구드랜데' 하면서 정말 오랜 만에 구드래 공원에 갔다.
햇살은 따끈따끈한데 강바람이 꽤나 상쾌하다.
나들이 나온 사람들이 많았고 그늘마다 사람들이 자리깔고 앉고 누웠다.
아예 살림을 차렸나 싶은 사람들도 있다.
강둑에 서서 반짝이는 강물과, 강건너 저만치 습자지처럼 포개진 낮은 산들의 실루엣이 평화로운 감상을 자아낸다.
4대강 공사로 구드래 둔치에서 강경까지 수십 킬로의 너른 들판이 이제 경작을 못하게 되었다.
전국에서 손꼽히는 토마토와 수박 단지 였는데 말이다.
대신 자전거 길이 놓여 잠깐 내려가 산책하는 사이에도 쌩쌩 자전거들이 지나친다.
허연 비닐하우스로 덮여 있던 들판이 꽃이 만발한 들판으로 바뀌어 보고 즐기기는 좋은데,
앞으로 수십억의 유지비를 부여군같이 작은 지자체가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관리해야 할 구역이 90킬로미터 라던가. 앞으로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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