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외국)/캄보디아

톤레샵 호수, 산천은 의구하지 않았다

heath1202 2011. 3. 10. 02:46

         *톤레샵 호수는 경상남북도 만한 크기의  동양 최대의 호수로 풍부한 어족과 주위의 농토로 캄보디아인의 삶의 모태가 되어왔으며, 우기에는 메콩강이 역류하여 무려 크기가 세 배가 된다 한다.. 

         

         캄보디아를 생각할 때 가장 그리운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이 톤레샵 호수였다.  이곳엔 전에 세번을 왔었는데, 그게 아주 오래전 일이라 기억도 가물가물한 채 그 당시에 각인된 강렬한 몇 컷의 이미지로만 단편으로 남아 있었다.(어느 구석에 처박혀 있는진 모르지만 사진도 남아 있지 않으니...  그래서 한국인이 운영하는 압싸라 앙코르 게스트 하우스 칠판에 잽싸게 이름을 올려 놓았다.  오후 네시, 호수에서의 일몰 시간에 맞추어 출발했는데, 흠, 하늘이 개운하질 않았다.  (하긴 지구온난화 때문인지 몰라도 며칠동안 앙코르왓트의 일출시간엔 어김없이 흐리고 심지어 비도 왔다) 일찌감치 노을 볼일은 포기했다.

          7년만에 보는 톤레샵은 정말 상전벽해에 비유할 수 있을만큼 달라져 있었다.  우선 가는 길부터 가옥이 제법 틀을 갖추고 있어서 그래도 발전을 하긴 하는구나 했는데, 막상 호수에 도착해서는 할말을 잃어버렸다.  번듯하게 매표소 및 승선장이 생기고, 수로는 정말 운치없이 무미건조하게 다듬어져 있었다.  그 즐비하던 둑위의 가옥들과 수상 가옥들도 대폭 정리되고 수가 현저히 줄어 있었다. 옛날엔 둑 위의, 바람이 불면 날아갈 것 같은 판자집들을 거쳐 수로로 내려가 배를 탔었다.  그리고 수로와 호수의 수상가옥들을 바로 지척에서 볼수 있었다.  그 많던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간 걸까.  톤레샵의 수상가옥은 주로 베트남 전쟁후 보트피플이 정착하면서 형성되었다고 한다.  그 주민들의 삶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어찌되었든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아직도 뱀을 주무르는 아이들이 있고 망망대해위를 함지박을 타고 사탕과 일달러를 구걸하는 아이들이 있었다.   그러나 수상가옥은 아득히 물러나 있었다.  그들에게도 인권이 있으니 눈요기거리가 되는 것은 온당치 않으나, 한편으론 그런 독특한 풍물없이 마냥 너른 호수만 보자고 오는 관광객은 많지 않을테니, 그건 딜레마다.  또 한가지, 옛날엔  호수에 나무가 자라고 있어서 참 신기했었는데  지금은 하나도 없었다. 

 

           이제 톤레샵이 그렇게 그립지는 않을 것 같다.  누추하긴하나 사람들이 있어 정겹고 삶에 대해 느끼고 생각하게 했었는데...  그 점이 참 아쉽다.  돌아오는 길에는 잊었던 달이 동그랗게 떠 있었다.

     

관광객을 태울 배들이 즐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