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냥이를 들였다.
딸아이 단골 고양이 카페가 폐업하면서 단골인 딸에게 데려 갈테냐고 해서 그러마 했고 해서 이 아이는 서울에서 부여까지 먼 길을 오게 된 것이다.
이름이 제리라는데, 암컷이란 게 믿어지진 않지만 암튼 암컷이라는데 제리라니. 고심 끝에 정체성의 혼란을 고려하여 제니로 바꾸었다.
제니라니. 이런 얼굴의 제니라니. 금발의 제니처럼 한 송이 들국화 같지는 않더라도 이렇게 심술궂은 얼굴이라니.
사진이 너무 잘 나왔다. 아랫턱이 쭉 빠진게 옛날 독재자 영부인 못지 않고 꽤도 심술궂은 얼굴이기 조차 하다.
구름이보다 두 달 위라는데 어찌나 말랐는지 몸피가 구름이 삼분의 일밖에 되지 않는다.
입이 몹시 짧은데다 환경까지 바뀌니 만 이틀 동안 추르 한포 밖에 먹지 않았다.
하지만 어찌나 앙칼진지 우리 구름이 자리인 빨간 의자를 버젓이 종일 점거하고 늘어지게 잔다.
의자 뿐 아니라 구름이 집이며 뭐며, 거침없이 제 차지다.
여자애라 그런지 눈치 빠르게 벌써 내게 치대기도 한다.
그나저니 방안 퉁수 우리 구름 왕자는 어쩌나.
제 자리 다 내주었을 뿐 아니라 벌써 따귀를 처맞고도 댓거리 한 번을 못하고 있다.
상대도 안해주는 걸 졸졸 따라다니는 우리 구름이가 애처롭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다.
곧 친해질 것이라 기대하며 제니가 잘 먹고 어서 살이 올랐으면 좋겠다.
여행의 발목을 잡는 얘를 또 들이고 말았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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