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였는지도 몰랐는데 사진에 2005년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친구와 둘이 떠난 2주간의 짧은 유럽여행이다. 사진을 실로 9년 만에 받아 정리를 했다.
그땐 멋이었는지 오만이었는지 마음으로 찍어오자고, 카메라도 챙겨가지 않았었는데
남는 건 사진 뿐이라는 옛말 그르지 않게 어느날 갑자기 자꾸만 그때 여행이 떠오르며 사진이 아쉬운 거였다.
40대 초반이 어땠던가 문둑 그립고 궁금해졌고 그때 잠깐이지만 걸었던 도시들도 떠오르는 거였다.
사실 30대 때도 조금 더 길게 간적이 있었는데, 그때 필름으로 찍어온 사진은 어느 구석에 처박혀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때도 사진 찍기 거부하는 사춘기 아이처럼 사진 찍기를 기피하여 몇 장 찍지도 않았지만
그걸 날잡아 스캔 뜨는 것도 일거리고 사진 찾는다고 잡동사니를 뒤집어 엎을 엄두도 나지 않아
처박은 후 이제껏 구경도 못해보았다. (문득 내 30대도 궁금해지네?)
그러니 손쉬운 대로 40대부터 거슬러 보았다. 디카 만만세다. 이렇게 쉽게 정리가 되다니.
사진을 보며 어디가 어딘지 선뜻 분간이가질 않는 곳이 있어 단서를 찾고 추리를 하는데 골똘해야 했다.
프라하의 바츨라프 광장, 맞는 거죠? 뒤로 보이는게 국립 박물관일 거고.
유명한 시계탑(이름 찾아봐야겠네) 앞 광장
탑 위에 올라 찍은 사진. 용모단정하지 못한 탓인지 사진을 털어보니 인물사진은 몇 장 없고 태반이 경치입디다 . 그럴거면 엽서 사면 될 것을.
어쨌든 프라하의 경치는 경탄이 절로 나게 아름답지요.
프라하를 관통하는 볼타강에 걸려있는 아름다운 카롤교입니다. 프라하 성으로 가는 경로라 휴가철엔 사람들로 넘쳐 나지요.
가을에 이 다리에 서서 강물을 내려다볼 것을 지금도 소원합니다.
내 인생에서 머리가 짧던 몇 년의 시기가 있었는데 이때 였군요. 이 땐 젊었네요. 격세지감. ㅠㅠ
프라하 성에서 내려다 본 풍경입니다. 카프카를 좋아해서 성에 대한 판타지가 있었지요.
아, 그립다.
성에서 내려오는 길
카롤교 밖에서 카롤교를 봅니다. 사람이 가득합니다.
좋아하던 작가 "카프카 뮤지엄".
세계적인 작가이기도 하지만 자료도 방대하고 영상물의 수준도 아주 높았습니다.
원래 일정에 없었던 곳이었는데 정말 예기치 않은 수확이었어요. 감개가 무량했습니다.
체코(보헤미아)의 특산품 유리공예품
꼭두각시들. 무섭다
.
삐끼한테 속아 프라하 한참 외곽에 숙소를 정했었지요. 숙소주인이 의사인데 진료는 안하고 역에 나와 삐끼질을 하고 있더라구요.
의사는 부업, 숙박업이 본업인 듯. 조금만 조금만 하고 간 것이 한시간이었습니다. 그래서 기차 타고 나와 프라하 구경했지요.
하지만 덕분에 프라하 가정집에 묵을 수 있어 한편으론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