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새겨볼 마음
어쩌면 이런 사랑도(14.12.02)
heath1202
2014. 12. 2. 23:19
나는 혼자 밥을 먹고
때때로 고양이를 밥상에 앉혀 놓고 밥을 먹고
혼자서 웅크려 잠을 자고
때때로 칭얼대며 파고 드는 고양이를 품고 잠을 자고
혼자서 네가 따라 흥얼거릴 수 없는 음악을 듣고
혼자서 너 모르는 세상을 밤내 헤매다 돌아오고
혼잣말을 무시로 하고
혼자서 텔레비전을 보고, 보다가 혼자 끌끌 혀를 차고
혼자서, 혼자서 무엇을 할까 생각도 해 본다
너와 함께 할 일은 이제 얼마 없다
네가 보듬을 때 나는 네 등 너머 풍경을 보고
네가 소중히 여기는 것들을
그러냐고 나는 고개를 끄덕여 줄 뿐이다
나쁠 것도 슬플 것도 없다
너도 나도 새삼 왜냐고 물을 일은 없다
남은 이는 먼저 떠나는 이를 배웅하도록 한다
떠나는 이는 홀로 남은 이가 가여워, 그걸로 된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