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폭설 후기(13.01.12)

heath1202 2013. 1. 12. 09:47

눈이 오면 나의 집은 갑자기 번화한 거리와 물리적 거리의 두세배는 멀어지는 것 같습니다.

담장을 나누던 세 집 중에 한 집이 떠나고 이제 이웃은 한 집 뿐이니 마을이라고 부를 수도 없지만

그래도 바로 국도변이라 오지라고 할 수는 절대 없는데, 일단 눈만 오면 새봄이 올때까지 잔설이 남아 있지요.

응달도 아닌데 오가는 차라고는 내차와 이웃 아가씨 차 뿐인 이 길은 눈 온지가 이주가 다 되어가는데도 아직 빙판이네요.

 

눈이 연 삼일 내리던 지지난 주, 학교 가려고 나서보니 제차가 이랬습니다.

바쁜 시간에 시린 손 호호 불며 눈을 거두어내고 후진하여 차를 돌리려 했더니 미끄러져 타이어 타는 냄새만 나더군요.

모래 뿌리고 어찌어찌 하여 등교하였는데, 돌아오는 길에 또 미끄러져 이 길을 진입을 못했습니다.(여기가 고개거든요)

두어번 눈에 일상이 이렇듯 어수선했습니다.

 

초반 기세로는 겨우내 눈이 올듯 하더니 고맙게도 열흘 넘게 눈이 오지 않는군요.

눈 오는 날, 창밖으로 보는 세상이야 더 없이 아름답지만, 한걸음만 바깥세상으로 내딛으면 참 혹독한 겨울이구나

추운 사람들이 참 많구나 하는 생각에 심란해집니다.

요즘 세상, 마음으로 추위를 녹이기가 어디 가당한가요?

 

부디, 봄까지 조금만 추웠으면 좋겠습니다. 

 

 

 처음엔 눈쌓인 제 차가 신기하고 이쁘다 했습니다.

 

이렇게 한뼘이 쌓였더라구요. 

 

출근길이 부산했지만, 그래도 쨍한 아침, 햇살에 푸르게 빛나는 눈에 마음을 홀딱 빼앗겼지요.